[작업공간 인터뷰] 로사드 스튜디오

관리자
2022-02-08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작업의 방향을 끊임없이 고민하는 로사드 스튜디오✨


달마시안 선반, 풍기램프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던

작업공간 로사드 스튜디오(조다솔 디자이너) 의 솔직한 인터뷰를 공개합니다.

 


⛳️ 로사드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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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사드 스튜디오와 그동안 진행한 활동과 제품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로사드 스튜디오 조다솔입니다.

처음에는 가구 디자인을 하다가 재활용 플라스틱 디자인 하시는 분들을 전시에서 만나게 되었어요. 재활용 플라스틱 질감이 독특해 디자인 요소로 활용할 수 있는 면이 많을 거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그렇게  2-3년동안 달마시안 선반, 풍기램프 등의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소품보다는 일상에서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자 노력했고, 나중에는 가구로까지 확장할 생각이었습니다. 



정기적인 수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개인으로 지속적으로 활동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고 느꼈고, 영등포 문화재단의 지원으로 재활용 플라스틱 프로젝트 관련 책을 한 권 집필하면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다른 윤리적인 재활용 작업과 제품을 찾는 중에 있습니다.

 


📍 로사드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어떤 가치나 이미지를 지향하기를 목표했나요?

윤리적 작업을 계속 지향하고 싶었어요. 

처음에는 보편적인 디자인 스튜디오로 시작했지만, 재활용 플라스틱 판재 특유의 질감을 접하고 나서는 이런 윤리적인 작업이 매력적이고 트렌드를 따라갈 수 있으면서 하나의 좋은 지향점이 되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윤리적’ 개념이 좀 더 포괄적인 개념이라면, 재활용을 통한 자원순환은 그 중 일부라고 생각이 돼요. 재활용 작업에 접근할 때도 재활용 그 자체의 개념보다도 윤리적 작업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개념으로 접근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어떤 디자인이든 대부분은 시중에 나와있는 많은 사례를 참고해 디자인을 발전시키는 양상이거든요. 그래서 질감이나 재료의 독특함을 추구하던 중에 재활용 플라스틱의 질감들이 신선하고 개성있으면서도 트렌디한 대안의 요소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 프레셔스 플라스틱 작업을 왜 중단하게 되셨나요? 

재활용 플라스틱 작업을 하면서 폐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고 그것을 판매하는 것에서 주 수입을 얻었는데요. 크라우드 펀딩이 성공적으로 열리기도 하고, 다양한 매체에서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지만, 정기적이지 않은 수입을 다 보완할 만큼 큰 금액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삶을 좀 더 영위하려는 노력으로  뉴딜일자리(서울시 공공정책 일자리) 예술분야의 일들을 하기도 했어요.

물론 다양한 외주와 정부지원사업에도 선정되었지만, 지속적으로 들어오는 금액이 아니다보니 정기적인 수입으로 여기기 어려웠어요. 비정기적으로 들어오는 부수입으로는 스스로 자본적인 자유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 작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이유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 작업 중 예기치 못한 어려움은 없었나요?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 일화도 있다면 함께 소개해주세요!



아무래도 아직 매뉴얼화된 작업이 많지 않아서 혼자 만들게 되는 상황이 많은데요, 그때 국외 Precious Plastic 네트워크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디스코드 채널에서 사람들과 실시간 채팅도 가능해서 프레스 방식, 인젝션 방식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어떤 건지 등등을 알아낼 수 있었어요.

금형(몰드)도 혼자 만드는 것도 쉽지 않았어요. 온라인 기계장터를 통해 금형을 싸게 사와서 개조하기도 했는데요. 프레스 방식이든 인젝션 방식이든 힘을 줘서 누르는 원리는 같기 때문에, CNC조각 마스터 캡과 같은 프로그램을 배우면 혼자서도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했던 것 같아요. 특히 알루미늄 몰드 같은 경우에는 직접 만들면 외주 비용을 줄일 수도 있거든요. 

이처럼 처음에는 작은 결과물이더라도 A to Z 다 해보려고 노력했어요. 너무 많은 공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하다보니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래도 한번 스스로 처음부터 끝까지 해보니 어떤 단계든 어렵지 않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녹이는 과정에서 유해물질이 많이 나오기도 해요. 이 점 때문에 결과물의 유해성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연세대 분광기 성분조사를 받으려고 하기도 했어요. 녹였을 때 어떤 물질이 나오는지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환풍시설을 설치하고 필터 끼우는 등으로 대처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어려움들을 겪을 때, 다른 Precious Plastic 팀들에게 도움받은 일화도 있을까요?

처음에는 Precious Plastic Project를 체계적으로 하시는 분들이 프래그랩 밖에 없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관련 워크샵 같은 행사가 열리면 찾아가서 많이 여쭤봤던 기억이 나네요. 2015-2016년도에 Precious Plastic 작업을 하셨던 문래동 작가님께 여쭤본 기억도 나고요.. 지금도 그렇지만 각자의 방식들이 워낙 다양했던 것 같아요.

당시에는 프레스 방식보다는 인젝션 방식의 소품류를 많이 만드는 추세였던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프레스 방식을 선택했기 때문에 프레스 방식 작업 관련 지식은 국외 Precious Plastic Community에서 더 많이 받았던 것 같습니다.

 


📍 스튜디오 운영 중 어떤 점이 인상 깊으셨는지?



플라스틱 작업이 냄새도 심하고 몸을 쓰는 작업이다보니, 나이들어서 하기에는 힘들겠다고 생각했었거든요.ㅎㅎ 그래서 오히려 작업하는 매순간이 인상적이었던 것 같아요.

굳이 꼽자면, 실패를 여러 번 거듭해 첫번째로 사출에 성공했을 때가 기억에 남네요.

 


📍 활동 중 겪은 어려움도 많은 것 같은데, 스스로 어떤 걸 개선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지?

플라스틱도 마찬가지지만 모든 자원순환 프로세스는 쓰레기를 버리는 시점부터 중요한 것 같아요. 정말 ‘막 버리면’ 나중에 세척해서 선별하는 것도 일이다보니 조직적 차원에서 플라스틱 작업을 다루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 적이 있어요. 플라스틱 재활용 작업을 하는 팀들이 많은데, 이를 체계화 조직화할 수 있는 구심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재활용 자원을 가지고 민간 사업 하시는 분들은 비즈니스 마인드로 플라스틱 시장을 바라보세요. 어쩌면 폐 플라스틱 작업이 한국에서 잘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마인드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더라구요. 바자르 라는 재활용 플라스틱 제품 판매 플랫폼도 있는데 이를 적극적으로 활성화하거나 쇼핑 플랫폼에서 상위권 순위에 자리매김 할 수 있는 정도의 상품성을 갖추는 등, 수요를 잘 이끌어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

 


📍 자본주의 속에서 윤리적 작업을 추구해보겠다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지?

윤리적 작업이란, 재활용 플라스틱 작업과 같이 윤리적인 가치를 담는 작업을 포괄하는 표현으로 쓴 말이에요. 자본주의 속이라는 말도 금전적인 부분, 비즈니스 적인 부분을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고려해서 윤리적인 작업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기 때문에 나온 말이랍니다. 

과거 업사이클링 디자인, 업사이클링 작업이라고 보면 병뚜껑 갖다붙여 어떤 형태를 만든다던지 버려지는 천을 손수 짜깁는 등의 방식으로 진행되기도 했잖아요? 지금에 비해서는 1차원적인 부분이 있었고, 소비자가 기능을 기대하며 구매할 만큼 기능성을 훌륭하게 갖춘 결과물들은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재활용 종이 노트가 요즘 잘 안 팔린다고도 하던데, 이 역시 업사이클링 제품도 같은 기능을 가진 다른 제품 이상으로 상품성을 보완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줄 수 있는 사례가 아닐까 싶어요.

 


📍 소비자들이 많이 소비할 수 있도록 제품성이 보장되기 위해서 우선되면 좋을 노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여쭤볼 수 있을까요? (Ex. 국가 지원 사업 활성화, 질적 사출물을 만들기 위한 Precious Plastic 메이커들의 투자)

현재 나와있는 폐 플라스틱 작업물들의 제품성이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판매가 되고 상품으로서 가치있기 위해서 소비자들에게 멋지게 느껴진다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제품의 기능성을 홍보하는 방법도 중요할 것 같아요. 브랜드 이미지를 쌓아서 판매하거나 정부지원사업을 잘 활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정부 지원 사업 지원금이 적은 돈은 아니거든요. Precious Plastic 메이커들이 만든 멋진 제품들이 더 잘 마케팅되고 브랜딩 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플라스틱 방앗간에서 폐 플라스틱 수집캠페인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리워드로 제공했던 튜브짜개를 보면서도 기능적으로 충분히 좋은 아이템이라고 생각했었는데요.  단순히 업사이클링 참여유도 차원으로만 홍보하는 것을 넘어서서, 제품이 어떤 특성과 어떤 기능을 가지고 있는지, 기능성으로 브랜딩 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답니다.

 


📍 앞으로의 로사드 스튜디오는 어떻게 흘러가나요?

플라스틱 관련해서는 이제 장비가 거의 없어서 작업이 어려울 것 같아요. 요즘 온라인 메타버스 등의 개념이 등장하고 있는데, 여기에 맞추어 온라인 플랫폼을 선점하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어요.

다음 작업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유기동물과 관련한 작업인데요. 함께 사는 고양이도 길고양이인데, 최근에는 동물과 관련해 윤리적인 가치를 담은 작업을 해보고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Precious Plastic 프로젝트와 네트워킹에 대해서는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처음 디자인 전시회를 다닐 때 프레셔스 플라스틱 관계자분이 전시를 하고 계셨어요. 그때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 앞으로 Precious Plastic SEOUL 네트워크에 바라시는 점이 있나요? 어떻게 개선되면 좋을까요?

네트워크가 분산되지 않도록 튼튼한 체계가 있으면 좋겠어지금의 프레셔스 플라스틱 서울 네트워크는 각자가 폐 플라스틱을 수급해와서 각자 작업하는 느낌이거든요. 각개전투처럼요. 현재 프로젝트를 하고 계시는 분들을 다 조인하면 하나의 좋은 프로젝트를 만들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과거에 플라스틱 작업을 하다가 플방에 플라스틱을 드려도 되냐고 문의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플방에 모인 플라스틱의 양이 많아 더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폐 플라스틱 수집 상황은 프레셔스 플라스틱 프로젝트의 핵심이잖아요. 실시간으로 플라스틱 프로세스가 잘 드러나면 좋겠어요. Precious Plastic SEOUL 홈페이지에 플라스틱 보유량/이동량 등이 실시간으로 표현되면 어떨까요? PP를 아예 모르는 사람도 여기서 뭔가 모이고 있고 움직임이 있다는 걸 인지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되면 Precious Plastic Project 프로젝트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플라스틱 방앗간, 서울 새활용 플라자와 같은 폐 플라스틱 수집공간에  플라스틱 수집에 쉽게 참여할 수 있게 될 것 같아요. 재활용 프로세스의 가장 핵심이 되는 단계인 플라스틱 수집을 구심점으로 일종의 마인드 맵을 그려서 플라스틱 프로세스 유동량을 실시간으로 공개하면 네트워크가 좀 더 중심을 가지고 탄탄해질 것 같다고 생각해봅니다.ㅎㅎ

 


📍 이 영상이나 포스팅을 보고 있을  Precious Plastic Project 입문자나 메이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어떤 말을 전하고 싶으신가요?

먼저는 어려운 일인데 하려고 해서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다만 Precious Plastic Project 프로세스에서의 포지션을 명확하게 하면 좋을 것 같아요. 혼자서 수집 파쇄 사출물 판매 를 다 하기보다는 어떤 단계를 선정하셔서, 전반적인 체계가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메이커 개인이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점유하기보다는 자원순환 프로세스 시스템이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분업화된 형태로 발달했으면 좋겠어요.

하다보면 전문성도 생기니까 느끼게 되는 피로감은 제각각이겠으나, 플라스틱 작업은 개인이 혼자서 다 하기 어렵답니다. 그런만큼 조직이 더 커져야 한다고도 생각하구요. 구심점이 하나 있고 그 구심점을 더 키우는 방향으로 입문자들을 유도하면 어떨까 싶네요.

 


📍 이 영상이나 포스팅을 보고 있을 Precious Plastic Project 입문자나 메이커에게 전달하고 싶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있나요?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

이건 풍기램프에 시도해보려 했던 건데요. 사출물을 자세히 보면 층이 나뉘거든요. 각 레이어마다 다른 색깔을 입혀서 조명을 쏘면? 색다르고 예쁘게 보이지 않을까 싶어요!




📍 마지막으로, 재료와 재활용이라는 책을 집필하셨는데 다솔님께서 말씀하신 지속가능하고 윤리적인 디자인이 무엇일까 하는 고민도 담겨있는지도 궁금했어요. 이 책은 어떤 마음으로 집필하셨는지, 어디 가면 볼 수 있을지 알 수 있을까요?


텀블벅으로 한번 판매했던 책이라 지금은 구매하기 어려워요. 몇권 남아있는지 계획 짜면 말씀드리겠습니다. ㅎㅎ

플라스틱 작업 하면서 제품 만들어서 홍보할 때는 윤리적인 작업물이라고 홍보해왔고 윤리적인 방향을 계속 추구해왔어요. 그런데 계속 만드는 과정에서 집중하다보면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정말로 윤리적인 걸까? 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하기 어려워져요. 첫 질문에서 말씀드렸듯이 책을 쓰면서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생각을 정리하고 글로 정리하다보면 윤리적인 게 뭔지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책에는 그동안 플라스틱 작업을 하며 느낀 감정과 작업일지, 다양한 재활용 디자인 사례들과 인터뷰들이 담겨있어요. 인터뷰는 플라스틱 작업 작가,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님 등 폐 자원순환 프로세스에 대한 일가견이 있는 분들과 했는데요. 인터뷰를 하면서 재활용 작업에 대한 관점에 걱정이 담겨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개인이 재활용 작업하는 것이 개인으로서는 최선의 노력일 수 있지만, 실효성 있게 재활용 인식이 바뀔만한 큰 변화를 이끌어내기는 어렵잖아요? 폐 자원순환 프로세스가 국가적 차원의 큰 조직력이 바탕이 되지 않고 팀이나 개인의 시그니처들로 이루어진다면 지속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니 제 작업 또한 마찬가지로 원래 생각했던 것만큼 윤리적이지는 않을 수 있겠더라고요. 윤리적인 작업의 시작은 책임감이 아닐까요? 재활용 프로세스의 포인트는 배출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책임감 있는 배출과 그렇지 않은 배출의 차이가 정말 큰 것 같아요.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모든 사람들이 배출에 있어서 책임감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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