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품은 불편하다.
6년 전 배낭여행을 하며 물건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었다. 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로 그 누구보다 일회용품 사용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쓰던 때가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쓰레기를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되었다. 아마도 여행하며 우연히 마주쳤던 사막 위의 쓰레기 더미를 봤을 때의 충격 때문이 아닐까 싶다.
팔레스타인을 횡단하는 도보여행 중 방향을 잃고 방황한 적이 있다. 길을 잃었다고 생각하니 조급해졌고, 사람이 있는 곳으로 빨리 가고 싶었다. 멀리서 보이는 연기를 향해 걸었다.사람이 있으니 연기도 나겠거니 하고…. 막상 도착한 곳에는 사람은 없고, 산처럼 쌓인 쓰레기 더미가 등장했다.
사람 한 명 살지 않는 척박한 땅 한가운데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색 덩어리들이 햇볕에 조금씩 타고 있었다. 해는 지고 있었고, 온 길을 다시 돌아갈 엄두는 나지 않아서, 그 자리에 앉아 하염없이 쓰레기를 버리러 오는 사람들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타닥타닥 타들어 가는 소리와 함께, 이상하고 기분 나쁜 냄새, 그리고 너무 고요하고 아무도 없는 그 이상한 광경이 아직도 뇌리에 선명하다.
깨끗하고 화려한 플라스틱 포장재들은 상품의 가치를 잃고 나서부터는 쓰레기가 되어, 사람들에게 외면 받는다. 특히나 일회용품의 경우 한 번만 쓰고 버리기에는 물건이 만들어지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지나치게 수고롭고 아깝다. 아무도 볼 수 없는 곳에 처박히고, 쓰레기 산이 되어버린 장면을 목격한 후부터는 물건을 살 때, 먹을 때, 버릴 때 쓰레기들이 떠올라 마음이 너무 불편하다.
세월이 흘러 변하고 사라지는 것이 당연한 생태계에서 변치 않고, 영원히 지속하는 존재는 괴기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나에게는 플라스틱이 그렇다. 필요할 때마다 한 번 쓰고 버리는 게 당연한 시대…. 사실은 굉장히 비위생적이고 불편한 소비재라는 것을 알아버리고 난 후부터는 쓰기에도 불편하고, 버리기에는 더 거추장스러운 물건이 되었다.
내 손을 떠나 좋은 곳으로 가서 아예 없어져 버리면 좋으련만, 쓰임새를 다해서 쓰레기통에 버려진 플라스틱, 비닐이라는 것들은 내가 죽을 때까지도 그 모습 그대로 끔찍하게 존재한다.일회용품과 플라스틱의 대항마로 재활용이 아닌 재사용을 권장한다. 내 발과 꼭 맞는 신발 한 켤레는 10년 넘게 잘 관리하며 신고 있고, 땀으로 범벅이 되고 색이 바랬지만 그것대로 멋있다고 쓰고 다니는 모자는 나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다. 내 생활패턴에 맞춰 구매한 텀블러는 앞으로도 몇 십 년 동안 몇 백 개의 일회용 컵을 대신하게 될 것이다.
나에게 맞춰 구매한 다회용 물건들은 충동적으로 산 싸구려 일회용 모자와 한번 쓰고 불편해서 더 이상 신지 않는 단회성 슬리퍼와는 격이 다른 시간을 보낸다.
쓰레기 없이 소비하지 않고 알아서 자연인처럼 살 수 있으면 정말 좋겠지만, 내가 먹고 사는 곳은 자급자족이 굉장히 어려운 ‘인천’이라는 도시이며, 나 자신도 자급자족할 만큼 부지런하지 않다.
어떻게 하면 소비하면서도 쓰레기를 발생시키지 않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알게 된 게 ‘제로웨이스트샵’이었다. 포장 없는 물건들을 판매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용기를 여러 번 재사용할 수 있으며, 소비자의 입장에서 쓰레기를 거절할 권리를 알려주고 보장하는 가게. 하지만 그런 종류의 가게는 대중적이지 않을 뿐 아니라, 인천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름대로의 해결법으로 내가 필요한 그 가게를 기다리기보다 직접 차렸다.
인천 구월동에 위치한 소중한모든것 외관 (2021년)
인천 구월동 소중한모든것 내부 (2022년)
제로웨이스트샵 <소중한모든것>은 “번거롭지만 괜찮아” 라는 슬로건으로 인천 구월동에 자리 잡았다. 쓰레기를 줄이는 가게의 이미지는 소비자들에게는 생소하기도 하고 불편감을 주기도 했으며, 번거로움의 연속이었지만, 다행히도 불평보다는 환영받았다.
코로나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며, 쓰레기 문제가 눈덩이처럼 커졌고, 사람들도 마스크, 마스크 포장지, 택배 쓰레기 등 일상에서 타격을 받으며 쓰레기를 줄이고자 하는 필요성이 커진 것도 한 몫했다.
쓰레기를 줄이는 게 힘들다면, 먼저 제대로 버리는 방법을 알려주는 가게가 되고 싶었다. 쓰레기를 달리 볼 수 있는 시선을 갖게 하기 위해서, 버려지는 것들을 쓰레기가 아닌 자원이라고 불렀다. 자원순환코너는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된 분리배출의 중요성을 알리고, 과정을 이해하도록 직관적으로 시각적인 효과와 더불어 실천과 경험을 동시에 선사한다.
포장재들, 사용이 끝난 껍데기들을 ‘노력’을 들여서 자원으로 만들어 ‘포인트’로 전환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의외로 사람들은 리워드인 포인트보다는 노력을 들이는 그 행위 자체에 더 매력을 느꼈다. 그렇지 않아도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와서 마음이 불편했다는 소감부터, 이제껏 분리 배출해도 제대로 재활용되는지 의심쩍었는데 정말 감사하다는 후기까지 꽤나 다양한 반응이 있었다.
3개월 정도 시범적으로 시작한 자원순환코너는 2년 넘게 지속되고 있으며, 자원순환 품목은 나날이 늘고 있다.
2년여 정도 자원순환코너를 운영하며 제로웨이스트 샵을 지키다보니, 모이는 자원을 활용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기존에도 훌륭한 플라스틱 업사이클 제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내 생활에서 자주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계속 찾아보니, 직접 제작하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가능성을 검토하게 되었다.
모아진 자원 활용처를 찾다보니 바로 근처에서 플라스틱 업사이클 제품 생산을 직접보고 사출기도 체험해볼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반려견 3마리와 살고 있는 나에게 가장 필요했던 제품은 산책 시 손을 편하게 해줄 수 있는 풉백 키링이었다. 아이디어를 가지고‘큐네스글로벌’이라는 업체에 의뢰해 바로 제품 제작을 시도했다.
‘아끼링’이라는 초기제품은 설비시설 없이 아이디어를 가지고 사출기 업체의 도움을 받아 생산할 수 있었다. 매장에서 모이는 병뚜껑은 주로 큐네스글로벌에 보내게 되었고, 그곳에서 분쇄된 병뚜껑 플라스틱 펠릿으로 아끼링을 제작했다.
아끼링 제작/생산을 기반으로 새활용지원사업에 지원해 선정되어 현재는 작업공간에 설비를 마련하여 직접 생산하고 있다. 플라스틱 업사이클 제품을 제작하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 아이디어를 드리며, 제품 생산까지 함께 고민하는 업체로 성장 중이다.
공간 구성 과정 | |
2020.06 | 소중한모든것 오픈 |
2020.09 | 환경 워크샵 시작 _ 샴푸바 만들기, 고체치약 만들기 |
2020.10 | 자원순환코너 시작 |
2020.11 | 브리타 어택 참여_ 수거거점 |
2021.03 | 화장품 어택 참여_ 수거거점 플라스틱방앗간 수거 공간 등록 |
2021.04 | 멸균팩, 종이팩의 위기탈출 캠페인 [멸.종.위기 캠페인]_ 실무진, 수거거점 |
2021.05 | 인천광역시 티끌 플라스틱 캠페인 [PLEX ZERO] 참여_수거거점 로우리트 콜렉티브 엠버서더 등록 _ 수거거점 |
2021.06 | 나홀로캠페인 [빵집 우유팩 카운팅] _ 기획 |
2021.07 | 재질별 플라스틱 모으기 [업사이어티]_수거거점 꽁초어택 참여 및 시가랩 배포 |
2021.08 | [쓸킷] 양파망, 크레파스 수거거점 등록 |
2021.09-11 | 인천 모래내전통시장 친환경 캠페인 [모래내, 용기내!]_기획, 진행 |
2021.12 | 메리종이팩크리스마스 [종이팩 기자회견]_ 참여, 사회 |
2022.01 | 플라스틱 업사이클 자체제작 [아끼링] _ 기획, 제작 |
2022.03 | 새활용지원사업 성장분야 선정 [아끼링 ver2] [Earth player] _기획, 제작 |
2022.04 | 플라스틱 소형 사출기 구매 |
2022.05 | <제로웨이스트 베이스캠프 소중한모든것 >으로 공간 이전 이벤트_꽁초수배 진행 & 플라스틱 사출 체험 |
2022.06 | 인천 찐환경러프로젝트_인천문화재단 후원 인천의 꽁줍러들 & 인천의 컵피커들 |
‘모아상자’는 병뚜껑 모으는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단체와 기관, 회사들에게 제공할 목적으로 준비중이다. 모아상자는 폐목재를 업사이클하는 기업에게 인계받아 활용할 계획이며 분리배출 관련 포스터와 병뚜껑 수거 가이드를 함께 제공하여 양질의 자원이 모일 수 있도록 자문할 예정이다.
로우리트 콜렉티브 앰버서더
인천광역시 티끌플라스틱 캠페인 플렉스제로 시즌 1.2 수거거점
시기(기간) | 자원순환품목 |
2020.10 | 종이쇼핑백, 종이완충재, 비닐완충재, 브리타필터 |
2021.03 | 종이쇼핑백, 종이완충재, 비닐완충재, 브리타필터, 투명비닐, PP/HDPE 재질의 병뚜껑, 화장품 빈용기 |
2021.04 | 종이쇼핑백, 종이완충재, 비닐완충재, 브리타필터, 투명비닐, PP/HDPE 재질의 병뚜껑, 멸균팩, 종이팩, 화장품 빈용기 |
2021.05 | 종이쇼핑백, 종이완충재, 비닐완충재, 브리타필터, 투명비닐, PP/HDPE 재질의 병뚜껑, 멸균팩, 종이팩, 화장품 빈용기, 폐건전지, 젤 아이스팩, 유리병 |
2021.07 | 종이쇼핑백, 종이완충재, 비닐완충재, 브리타필터, 투명비닐, PP/HDPE 재질의 병뚜껑, 멸균팩, 종이팩, 폐건전지, 젤 아이스팩, 유리병, PS/PP/PE 재질별 플라스틱 |
2021.08 | 종이쇼핑백, 종이완충재, 비닐완충재, 브리타필터, 투명비닐, PP/HDPE 재질의 병뚜껑, 멸균팩, 종이팩, 폐건전지, 젤 아이스팩, 유리병, PS/PP/PE 재질별 플라스틱, 양파망, 헌크레파스 |
2021.12 | 종이쇼핑백, 종이완충재, 비닐완충재, 브리타필터, 투명비닐, PP/HDPE 재질의 병뚜껑, 멸균팩, 종이팩, 폐건전지, 젤 아이스팩, 유리병, PS/PP/PE 재질별 플라스틱, 양파망, 헌크레파스, 운동화끈, 100%순면거즈&천 |
2022.03-04 | 한시적운영 k-pop CD (케이팝포플래닛 캠페인 수거거점), 충전선&멀티탭 등 폐전선 (선도주자 캠페인 수거거점) |
2022.03 | 종이쇼핑백, 종이완충재, 비닐완충재, 브리타필터, 투명비닐, PP/HDPE 재질의 병뚜껑, 멸균팩, 종이팩, 폐건전지, 젤 아이스팩, 유리병, PS/PP/PE 재질별 플라스틱, 양파망, 헌크레파스, 운동화끈, 카트리지토너 |
step1 | 자원 활용처 찾기, 자원 활용처에서 요청이 오거나 수거 공지를 띄움 |
step2 | 자원 수거 시 필요한 조건들 파악하기 |
step3 | 내용 정리해서 개인 SNS, 블로그, 매장에 공지하고 홍보함 |
step4 | 자원 가져오면, 자원 수거하는 이유와 의미, 사용처에 대한 설명하기 |
step5 | 자원 정리 및 보관 자원 정리 및 보관 |
step6 | 필요 시 세척하고, 매달 수거량 체크 |
step7 | 활용처로 발송 |
(1) 자원순환공간 변화
품목이 다양해지며 넓어진 자원순환공간
(2) 자원순환공간 안내
(1) 플라스틱
(2) 비닐/종이 완충재
(3) 종이 쇼핑백
(4) 우유팩 / 멸균팩
(5) 폐건전지
(6) 비닐봉지
(7) 크레파스
(8) 아이스팩 수거
(9) 브리타필터
(10) 유리병
(11) 제로웨이스트가게 모임 ‘도모도모’ 등을 통한 자원 수거 요청 시 단기간 수거거점으로 활동
동네 유명빵집 매니저와 인터뷰
Q. 우유팩, 멸균팩이 하루에 몇 개 정도 나오나요?
A. 대략 10-30개 정도 나옵니다. 빵을 만들 때 그때그때 달라요.
Q. 종이팩들은 어떻게 배출하고 계시나요?
A. 모아서 비닐팩에 한꺼번에 넣어서 배출하고 있습니다.
Q. 씻어서 말려서, 펼쳐서 내놓으시나요?
A. 빵을 만들고 일하는데 바빠서 그 정도까지 하고 있진 않습니다. 세척하고 말릴 시간이나 공간적 여유는 없어요.
Q. 한 달 정도 제가 모아서 대신 자원순환해드릴까 하는데 괜찮을까요?
A. 좋은 일 하시는데, 협조하겠습니다.
마을공간 이너프, 집 앞에서 시작하는 마을캠페인 핌피 자문
인천 모래내 전통시장 자원순환 캠페인 기획 및 운영
매장 내 자원순환 견학 진행
활동가들 프로젝트 지원 및 협업
성산 사회복지관 공공의 월경 프로젝트 수거장소 및 홍보 지원
종이팩 어택 참여
♠ 다용도 키링 지구를 '아끼링' 제작
① 강아지 풉백 키링
② 생활 속 봉투 집게 : 음식물쓰레기, 플로깅 비닐봉지
③ 열쇠고리, 가방고리
♠ 모든 얼스플레이어들을 위한 다용도 트레이 '얼스플레이어'
① 수저 트레이
② 티백 트레이
③ 티코스터
④ Earth player 메달
- 메달 형태로 제작되어, 환경정화 활동, 환경 수업을 수강자들을 대상으로 수여하는 업사이클 메달로 활용
♠ 다용도 키패드 ‘마이그린패드’, ‘아끼링 ver 2’ 개발 중
♠ 플라스틱 업사이클 제품 제작 과정
구비시설 | 플라스틱 분쇄기 ×1 플라스틱 사출기 ×1 환기시설 클램프 ×2 기타 공구 작업테이블 ×1 |
step1. 고안하기 | 일회용품 대체 제품 또는 소형 생활용품 중 업사이클 제품으로 제작했을 때, 다용도로 실용성있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고안한다. |
step2. 디자인 | 사이즈, 무게 등을 감안해서 간단하게 스케치 한 뒤, 3D디자인 용역 의뢰를 맡긴다. 이 과정에서 디자이너와 충분히 제품에 대한 자세한 스펙을 논의하고 결정한다. |
step3. 금형의뢰 | 3D 랜더링 파일을 금형제작사에 전달한다. 제작 시 문제가 될 만한 사항들을 검토받고, 다시 정확한 사이즈와 스펙을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필요시 3D프린터를 이용해 가상제작해서, 제품의 외관, 크기 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
step4. 시제품제작 | 완성된 금형으로 사출을 시도하여 시제품을 생산한다. 시제품에서 부족한 부분들을 정리해서 금형 수정방안을 결정한다. |
연수구청 마을사업지기 성장학교 초청강의
상아초등학교 재생종이 환경강의
선학중학교 자원순환 환경강의
[2020.06~2021.12]
[2022.01~ 현재]
품목 | 교환 포인트 |
플라스틱방앗간 치약짜개 | 2500포인트 |
폐우산 장바구니 | 2500포인트 |
폐드레스로 만든 망사가방 | 3000포인트 |
운동화 끈 가방 스트랩 | 2000포인트 |
빈티지 티셔츠 티코스터 | 2000포인트 |
백화점 광고판 비치백 | 5000포인트 |
자원순환 활동을 하며 지역주민들과 이야기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아졌다. 학교에서도 친환경 활동과 기후위기 대응행동의 일환으로 자원순환 캠페인을 선택하는 곳들이 늘어났고, 그에 따라 아이들의 방문, 관심도도 증가되는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명확하게 보였다.
인천 지역은 마을 단위의 활동가 양성에 열심인데, 주민 자치위원회에서부터 지원사업금을 환경 실천하는 곳들에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자원순환코너가 더욱 풍성하게 꾸려진 것 같다.
많은 긍정적인 변화 중에서도 순환코너를 운영하는 나 자신의 변화가 제일 크다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학교 물리선생님께서 나에게 역할 부여를 해주신 적이 있다. 학급 아이들 과 두루두루 잘 지내는 나에게, 물리에 관심이 전혀 없는 친구 5명의 시험성적을 올려줄 수 있 겠냐고 물으셨다. 처음 맡아보는 중책이었고, 선생님의 기대에 부응해서 훌륭히 해내고 싶었 다. 그 아이들을 야간자율학습시간에 따로 모아서 한 챕터씩 읽으며 알려줬다. 그러기 위해서 는 그 전에 내가 완벽하게 이해하고 공부해야했다. 결과는 완벽하지 않았지만 5명 중에 3명은 물리 과목에서 80점 이상을 받아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던 때가 뿌듯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이상하게도, 제로웨이스트 매장을 운영하며 그때가 이따금 생각이 난다. 환경에 관심이 없는 사람, 하고는 싶지만 방법을 모르는 사람, 조금만 알고 있는 사람, 더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관 심을 유도하고, 내가 하는 일을 소개하고 알려주려면 그에 맞는 내 노력도 응당 필요한 법이다.
2020년 6월 매장을 오픈했을 때만 해도, 가만히 앉아 수줍었던 사장이 지금은 나서서 행동하 고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자칭 ‘쓰레기 큐레이터’로 변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할 뿐 아니 라, 나도 춤추게 한다. 자원수거활동을 보고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큰 감투를 주기도 하고, 어 린 아이들의 감사인사를 받는다. 어린이부터 시니어까지 나에게 대단하다는 칭찬을 아끼지않는다. 거기서 받은 힘으로 이윤과는 하나도 상관없는 일에 죽자고 매달려서 매일 매일 쓰레기와 씨름하고 있는 게 아닐는지.
나 역시 수거 활동에 참여하는 분들이 춤 출 수 있도록 열심히 칭찬하고 있다. 모두가 춤추며 함께하는 신나는 자원수거 활동으로, 쓰레기가 많이 줄어들었으면!
“어디서 오셨어요? ”
“계양에서 왔어요.”
계양은 구월동에 위치한 소중한모든것 매장에서 대중교통으로 1시간 넘게 걸리는 지역이다. 자 원 수거하는 공간이 모자라기도 하며, 지역별로 제로웨이스트샵이 없는 곳이 아직은 더 많다.
제로웨이스트 상점마다 수거하는 자원들의 종류도 일정하지 않고, 우유팩의 경우 부피와 무 게가 많이 나가서 가급적 지자체에서 수거하는 곳으로 유도하고 있는데, 직장인들에게는 주 민센터 방문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우유팩 교환 때문에 월차를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
가끔은 너무 많은 양의 자원이 들어오는 바람에, 본업인 상점의 역할보다 보관소의 역할이 더 커질 때도 있다. 자원수거에 대한 관심과 적극성이 민간에서 활발하지만, 지자체에서 그 속도 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시스템이 제대로 정착되면 작은 상점에서 알탕갈탕 노력해서 재자원화하는 것보다 훨씬 더 대단한 성과가 나올 텐데.
독일은 이제 페트병 외 용기에 대한 보증금 반환제도가 일상이 되었으며, 노르웨이는 보증금 제 시행 후 플라스틱 병 97%를 재활용할 수 있었다.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보증금제도 시행에 대한 반발이 심하여 6월에 예정되었던 일회용품 컵 보증금제 시행이 유예되었다.
자원수거 활동을 통해서 참여하시는 분들의 환경 민감도가 높아지는 것을 체감한다. 참여하 시는 분들이 많아질수록, 참여하는 사람의 범위가 넓어질수록 지속 가능한 사회를 향한 사회 적 분위기 형성이 쉬워질 것이다.
속도를 높이는 한 가지 방법으로 자원 수거 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간 | 누적 참여자 (명) | 참여횟수 (회) | |
2020.06-08 | 3개월 | 16 | 18 |
2020.09-10 | 2개월 | 33 | 25 |
2020.11-12 | 2개월 | 64 | 34 |
2021.01-02 | 2개월 | 71 | 55 |
2021.03-04 | 2개월 | 175 | 142 |
2021.05-06 | 2개월 | 181 | 64 |
2021.07-08 | 2개월 | 198 | 58 |
2021.09-10 | 2개월 | 240 | 155 |
2021.11-12 | 2개월 | 265 | 128 |
계 | 214 | 679 |
기간 | 누적 참여자 (명) | 참여횟수 (회) | |
2022.01 | 1개월 | 277 | 45 |
2022.02 | 1개월 | 292 | 43 |
2022.03 | 1개월 | 302 | 51 |
2022.04 | 가게 이전으로 휴무 | 302 | 0 |
2022.05 | 1개월 | 330 | 78 |
계 | 217 |
구분 | 2020. 06 | 2020. 09 | 2020. 11 | 2021. 01 | 2021. 03 | 2021. 05 | 2021. 07 | 2021. 09 | 2021. 11 | 2022. 01 | 2022. 02 | 2022. 03 | 2022. 04 | 2022. 05 | 계 |
병뚜껑 | 0kg | 0kg | 0kg | 0kg | 3kg | 3kg | 4.2kg | 19kg | 12kg | 9.4kg | 4kg | 8kg | 0kg | 16.1kg | 78.7kg |
재질별 플라스틱 | 0kg | 0kg | 0kg | 0kg | 0kg | 0.8kg | 1kg | 4.3kg | 7kg | 2kg | 1.8kg | 0.8kg | 0kg | 3.2kg | 20.9kg |
일반팩 | 0kg | 0kg | 0kg | 0kg | 0kg | 2kg | 5kg | 9kg | 11kg | 8kg | 12kg | 15kg | 0kg | 20kg | 82kg |
멸균팩 | 0kg | 0kg | 0kg | 0kg | 0kg | 2kg | 2kg | 4.5kg | 14kg | 2.6kg | 5kg | 4.2kg | 0kg | 7.7kg | 42kg |
화장품용기 | 0개 | 0개 | 0개 | 0개 | 114개 | 87개 | 0개 | 0개 | 0개 | 0개 | 0개 | 0개 | 0개 | 0개 | 201개 |
브라타필터 | 0개 | 4개 | 16개 | 2개 | 4개 | 9개 | 2개 | 4개 | 8개 | 8개 | 2개 | 6개 | 0개 | 3개 | 68개 |
폐건전지 | 0개 | 0개 | 7개 | 6개 | 12개 | 20개 | 15개 | 112개 | 32개 | 50개 | 14개 | 22개 | 0개 | 9개 | 399개 |
종이 쇼핑백 | 114개 | 290개 | 165개 | 371개 | 486개 | 240개 | 227개 | 188개 | 294개 | 83개 | 323개 | 45개 | 0개 | 200개 | 3026개 |
투명 비닐 | 0kg | 0kg | 0kg | 0kg | 0.3kg | 0.5kg | 0.5kg | 0.4kg | 1.1kg | 0kg | 0.2kg | 1.3kg | 0kg | 0.5kg | 4.8kg |
유리병 | 5개 | 18개 | 9개 | 4개 | 12개 | 30개 | 19개 | 22개 | 42개 | 28개 | 4개 | 4개 | 0개 | 45개 | 242개 |
아이스팩 | 0개 | 0개 | 0개 | 0개 | 0개 | 55개 | 64개 | 110개 | 35개 | 15개 | 30개 | 4개 | 0개 | 24개 | 337개 |
크레파스 | 0개 | 0개 | 0개 | 0개 | 0개 | 0개 | 5개 | 34개 | 14개 | 1개 | 4개 | 4개 | 0개 | 6개 | 68개 |